화이트칼라를 보고 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몰입도가 좀 떨어져서 드문드문 하나씩. 주인공이 정말 잘 생겼다던 F의 말에 보기 시작하였으나 음, 이탈리아계 조각미남 느낌. 잘 생겼어. 잘 생기긴 했는데.. 남자와 여자의 시각차인가 아님 배우가 게이라서-_-? 인지 잘 모르겠음. 별로 감흥이 안든다.
FBI 아저씨는 언뜻언뜻 콜린 퍼스랑 닮은 모습이 보이는데 역시 난 콜린 퍼스 쪽이 좀 더..심금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는듭. 아무튼 아내한테 껌뻑 죽는 게 대형견 같아서 긔엽다. 닐보단 이쪽이 취향.
두 번 봤다. 5.27에 6.12에. 6월 11일에 원작을 읽었고 지금은 원서로 읽고 있다. 이 차로 보고 영화관 나서는데 또 보고 싶더라. 내가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문데..그나저나 어디부터 풀어야 할까. 영화는 매우 훌륭했다. 음악이며 연출 소품 엑스트라 화면 한 장면 한 장면의 구도까지. 오프닝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전부 다 보고 왔다 두 번다. 좀 더 바지런했다면 한 번 더 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고. 그저 아름답단 말 밖에는.
피츠제럴드를 알게 된 것은 사촌오빠에게서였는데. 4오빠가 스무 살이 갓 되었을 무렵일 것이다. 나는 시골 서가의 온갖 책을 들쑤셔 봤었기에 오빠가 들고 온 책은 꽤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는데도,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도저히 못 읽겠다고 돌려주었다. 매우, 지루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뒤로 표지가 예뻐서 단편집을 조금 보다 역시 그만뒀고. 피츠제럴드는 나랑 영 안 맞나 보다 하며 지내왔다. 계속 신경이 쓰이긴 했는데..이제사 보니 아마 이때를 위해서가 아닐까. 나는 그런 것을 믿는다. 운명 같은 것. 무언가를 만나기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순간 같은 것.
원작을 읽고 나서 느낀 건데, 피츠제럴드가 표현하려고 했던 것을 전하기엔 사실 글보다 영상이 더 맞았던 게 아닐까 싶다. 악기랄까. 어떤 상징 은유는 설명이나 이해보다 직관처럼 한순간의 임팩트로. 원작을 읽는데, 어두운 곳에서 촛불 하나를 들고 커다란 그림을 구석에서 구석으로 클로즈업해서 잘근잘근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는 어떤, 그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바즈 루어만이 그 완성한 자신의 퍼즐을 아름답고 섬세한 액자에 담아 내민 것이다. 이것만큼 의미있는 영상화가 또 있을까. 여하간, 아름답다.
세상은 넓고 능력 있는 덕도 많도다..피아노 치는 아저씨는 영국 피아니스트인듯. 어쩐지 칼박이면서 손등이 흔들리지 않고 슥하고 움직이더라. 전체 구성 센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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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거 트윗할 때가 전달이니 한창 시즌2 방영중이었는데..블로그에 정리해놔야지 놔야지 하다가 시즌도 끝나고. 하지만 여전히 오디오 북과 원서와 더불어 살고 있다. 드라마 먼저 보고 책보니 상상하기 편해서 좋구나. 특히 티리온과 타이윈 라니스터는 그 배우가 아니면 상상하기가 힘들정도라. 좋아 죽겠다 둘 덕분에. 게다가 원체 꾸준한 아저씨 취향이었던 나는 발성 좋은 영국 아자씨 배우들이 잔뜩 나와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었다. 타이윈 라니스터의 찰스 댄스는 트리니티를 꾸역꾸역 다 보게 만든 장본인인데, 혹시 영국 배우 종특인가 분명 우아하고 완벽한 신산데 어딘가 한군데 삐끗한, 한마디로 하면 우아한 또라이랄까=_=. 유명한 짤이 있지만 수집하고 싶진 않은지라..그리고 타이윈 라니스터도 내 보기엔 사기캐 중 사기캐인데 부인한테 꽉 잡혀 살았다는 것이 긔엽긔..하아.
하지만 위트 있는 말을 툭툭 던지는 티리온, 만인의 아빠같은 에다드, 도트라키로 말하는 조라 모르몬트, 다음 시즌이면 못 볼 자켄 하가, 온 몸으로 사기캐 위엄을 뿜은 타이윈보다도 귀에 확 꽂히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바로..
드레드포트에 서자가 있는 요 아저씨. 욕 나올만큼 목소리가 좋은데다, 강약 있는 억양, 뭉개지 않는 발음, 부드러운 소리 울림까지. 오디오만 추출해서 듣고 싶다. 살짝 속삭이는 듯 말하는 것도 좋고. 장면 나올 때 목소리만으로 쇼크라 대사가 노래처럼 들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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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시즌2는 줄기가 없어 어수선한 느낌이라 아쉬웠지만, 화가 진행되면 뭔가 해소되는 카타르시스 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답답한 느낌이라. 하지만 워낙 원작이 방대한데다 영화퀄로 드라마를 찍는거니 불만보단 아쉬울 뿐. 상상력으로 커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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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배우는 예전부터 좋아했었지만 점점 페이보릿 리스트를 점령하는 걸 보며, 기본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느꼈다. 반짝이는 재능이야 지역을 막론하고 있지만, 그 지적임, 탐구, 성찰에서 비롯된 우아함은 얼마나 매력적인지.
- Don't kill him.
- There's no left for him.
- His daughter.
- He wasn't her father, either.
- She loves him.
- She'll survive. She's young.
- I don't want you to die. Don't kill him. Let him live. Let him live. Don't kill him.
He's never been in any real trouble before.
They'll go easy on him.
- I know that we've arrested the wrong brother. He came to see you as soon as Ben was in custody.
- I tried to help...without breaking my vows.
- We both have jobs that begin after crime.
- After the 'sin'.
- Some people would call that a career in futility.
- Some call it a 'vocation'.
- A hundred years ago we didn't have the technology for fingerprints. Fifteen years ago, we didn't have DNA.
Hopeful one day, we'll have foolproof means by which to put the ringht man in jail in this case.
- Someday, we won't need jails. I celebrate mass every Thursday night, 7pm.
- Thank you. ..but..no.
- You don't believe?
- In religion? I believe in God, in science...in Sunday supper. I don' believe in rules that tell me how I should live.
- Even if they're handed down by God?
- How many crusades were fought in the name of God? How many people dided bacause of someone's religion?
- Semantics. They're still dead.
- I'm sorry about Ben, father.
- You still suffer like a Catholic. Light bulb goes out, other people fix it. Get a new one.
Light bulb goes out for the Catholic he stands in the dark says, "What did I do wrong?".
구물구물 보고 있던 내마들. 웃는 얼굴이 화사하고 예쁜데다 목소리도 나긋해서 눈여겨보고 있던 남궁민이 드디어 내 취향의 캐릭터의 정점을 찍었다. 기본적으로 발성이 차분한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딱히 이상형이랄건 없지만 되돌아 보면 모순과 대비되는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 같다.
깨지는 순간.
이런 느낌의 혼자 괴로워 하는 웃는 얼굴의 상냥한 사람. 우는 얼굴까지 섬세하고 예쁘기 때문에 맛이 간 연기를 할 때 파워가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왠걸, 파우스트 삘 나기도 하고.
동주는 준하를 붙잡는데,
차동주는 구김이 없는 사람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 핸디캡도 사랑받고 자란 차동주의 천성에 흠집을 내지 못한다. 결함이 있다, 약하다 라고 규정 지은 것은 태현숙이고 태현숙의 죄 때문에 괴롭다. 그래서 무력하고.
깨진 파편을 들고 손을 뻗어 보는데
장준하가 차동주를 대하는 심정은 음, 동경하는 사람? 위치? 글빨이 줄었나 글로 잘 표현이 안된다. 그 복잡다난한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한데.
불신을 나는 필요한 사람이라는 세뇌로 달래고, 버리고 싶어하는 과거의 봉마루는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죄책감에 괴롭지만 유일한 고리, 가족이라 다짐하는 동주나 태현숙 누구에게도 괴로움을 보일 수 없다. 장준하여야만 그 고리 안에 있을 수 있으니까.
동주는 혼자 괴로워하지 말라고 손을 내밀지만 혼자 가버린다. 손을 쳐내버린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은 그렇다.
이제 장준하와 봉마루는 섞여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겠지.
발성이 좋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표정이 시시각각 변한다는 점이 김남길과 닮은것 같기도 하다.
메피스토텔레스는 등장인물이 끊임없이 다양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황홀해하는 시청자겠지...